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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영상] 별지기

by 메타 posted Oct 19, 2016 Views 669 / 6 Picks Replies 3

별지기.png

#132  별지기


제품 일련 번호 : CMKHIIANSRGS


제품 보증 기간 :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매혹적인 필살기가 완성되었을 때


제품 상세 제원

 1) 성별 : XY염색체

 2) 직책 : 노동력자

 3) 특징 : 더운데 사는 사막여우라면서 목도리를 벗지 않음.



제품 부가 설명 :

"아아앗!(펑! 푸슈슈---), 흐아아아압!(펑! 푸슈슈---)"


한 밤 중 긴 수풀 속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온다. 연기가 자욱한 수풀 안에는 윤기나는 주황색 털을 가진 여우가 바른 자세로 앉아서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다. 땀에 범벅이 된 여우는 많은 힘을 소모한 것 처럼 보였지만, 밝은 보름달을 향해 얼굴을 치켜들더니 다시 정신을 집중하고 주문같은 걸 외우기 시작했다. 곧 여우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오르고, 귀와 꼬리가 쫑긋 서는 순간에, 밤 하늘에서 별똥별이 반짝하고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기를 모아서... 집중하고... 그/아/아/앗! (펑)"


요란한 소리와 함께 다시 연기가 발생해 여우의 주변을 뒤덮었고, 여우를 둘러싸고 있떤 수풀은 엄청난 바람에 크게 흔들렸다. 잠깐의 충격 이후 수풀 주변은 다시 잠잠해졌고, 벌거벗은 소년이 밝은 달빛을 받으며 자태를 드러냈다.


"음, 이 정도면 성공이야!"


방금 전 까지 났던 카랑카랑한 여우 목소리가 아닌 인간 소년의 목소리가 들렸다. 곧 연기가 모두 걷히고, 하얀 피부와 노란 머리카락, 쫑긋한 귀, 찰랑거리는 꼬리를 가진 소년이 나타났다.


"신난다, 나도 이제 인간이야!"


...


인간이 되어서 신난 이 여우의 이름은 '별지기'다. 전에 친구들이 부르던 '별이 지기전에'라는 별명을 인간의 이름처럼 바꾸기 위해 줄여서 사용한다고한다. 평범한 여우들과 다를 바 없었던 별지기는 어느 날 여우장로들이 말해준 "몇 백년을 살아서 인간이 되었다는 여우 설화"를 굳게 믿고 설화 속 여우조상들이 했던 행동을 곧대로 따라하는 별종이 되었다. 인간의 소지품을 훔쳐 몸에 지니고 다닌다던가, 두 발로 걸어보려고 중심을 잡는 연습을 한다던가, 사람같은 목소리를 내려고 다르게 울부짖는 등 사람을 흉내내는 짓은 다 해봤다. 이렇게 이상한 행동들을 하다보니 별지기는 친구들에게서 괴짜 소리를 들었고 자연스레 무리와 멀어져 혼자 생활하게 되었다. 혼자가 된 별지기는 인간이 되고싶다는 마음으로 외로움을 달래며 장로가 해준 이야기대로 매일 수련을 이어갔고, 몇 년이 흘러 약간의 요술을 부릴 수 있게 되었을 때 변신을 시도했다. 수련이 모자랐는지 그동안 몇 번을 실패했지만, 보름달이 뜬 오늘만큼은 이야기가 달랐다. 수련하다 지친 별지기가 이야기 속의 '전령들이 달을 향해 내달리는 밤에 소원은 이루어질 것이다'는 구절을 굳게 믿고 밤하늘만 쳐다보고 있었는데, 마침 보름달이 뜬 맑은 밤하늘에 유성우가 내리고 있었고, 구절을 떠올린 별지기는 지금이 그 때라는 걸 직감하고 온몸의 기운을 끌어모아 변신을 시도한 것이다. 변신은 완벽하진 않았지만, 나름대로 성공.


...


발가벗은 소년이 물가에 자기 모습을 비춰보면서 신이 났을 때 쯤, 멀리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커다란 석궁을 등에 멘 사냥꾼 부부가 수풀을 헤치며 나타났다. 귀가 쫑긋 선 별지기는 사람을 만나서 반가운 마음도 있었지만, 살랑거리는 꼬리가 다리를 스쳤을 때 아직 완벽히 사람 모습으로 둔갑한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사람에게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 도망가려 했다. 하지만, 인간의 모습이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몸을 쓰는 게 익숙하지 않았고, 네 발을 쓰려고 엉금엉금 거리며 수풀에서 뒤척이고 있는 동안 사냥꾼 부부는 점점 별지기 쪽으로 다가왔다. 성큼성큼, 키 큰 수풀들이 이리 저리 휘청이면서 누군가 가까이 왔음을 알렸을 때 별지기는 숨을 죽이고 몸을 꼭 웅크렸다. 사냥꾼이 별지기를 발견한 것이다. 사냥꾼은 여우 모습을 한 소년을 보고 잠깐 멈칫했지만, 여우꼬리를 보고서는 등에 매고 있던 석궁에 손을 가져다댔다. 석궁의 쇠붙이가 달그락 거리는 소리를 냈을 때 별지기는 이대로는 죽겠구나 싶어서 여태 외웠던 주문들 중 아무것이나 외워 사냥꾼을 향해 재빠르게 날렸지만, 놀란 사냥꾼이 몸을 살짝 비틀자 주문이 비껴가더니 바로 뒤에 있던 사냥꾼의 부인의 가슴에 적중했다. 혼신의 일격이라 생각했는데 주문을 잘못 외웠는지, 주문에 맞은 사냥꾼의 부인은 잠깐 어질거리는 정도에 그쳤다. 곧이어 자신을 노렸다는 것에 한 번, 부인이 다칠 뻔 했다는 것에 또 한 번 열받은 사냥꾼은 별지기의 머리에 석궁을 겨눴고,


"요놈, 지금까지 잘도 설쳤겠다. 지금 바로 죽여주마."


분노에 찬 사냥꾼의 목소리는 어느 맹수보다 무서웠다. 위압감에 돌처럼 굳어버린 별지기는 아무 저항도 못하고 화살 끝만 바라보았고, 사냥꾼의 두꺼운 손가락이 방아쇠를 당기려던 찰나 정신을 차린 부인이 달려들어 말렸다.


"여보, 잠깐! 쏘지 말아요!"


하지만 분노에 가득 찬 사냥꾼은 그대로 방아쇠를 당겼고, 불행 중 다행으로 부인이 사냥꾼의 팔을 밀치는 바람에 조준이 빗나가 화살은 별지기의 목을 살짝 스쳤다. 상처가 깊지 않아 치명상은 면했지만, 죽음이 그를 거둘 뻔 했다는 것에 충격을 받은 별지기는 정신을 잃어버렸다. 


"당신이 다칠 뻔했어! 이 요망한 것이 무슨 짓을 하려했는데!"


분노한 사냥꾼의 목소리는 호랑이보다 매서웠지만, 폭풍마저 재울 것 같은 부인의 차분한 목소리가 놀란 사냥꾼을 달랬다. 곧이어 부인은 이제 괜찮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두 손으로 사냥꾼의 얼굴을 감쌌고, 사냥꾼은 마음이 누그러진 듯 방아쇠에서 손을 떼고 한 팔로 부인을 끌어안았다. 따뜻한 포옹이 이어진 후, 부인은 상처를 입고 쓰러진 별지기를 가리키며


"난 크게 안 다쳤어요, 여보. 잠깐 어지러웠을 뿐이에요. 진정하고 다시 아래를 봐요. 얘는 아직 어린 아이에요. 우리가 해치려고 하지 않았더라면 이 아이도 우리에게 해코지하지 않았을거에요." 라면서 별지기를 품에 안고 들어올렸다. 그리고 아이의 목에 생긴 상처를 보며 "상처가 심하진 않지만, 이대로 두면 제대로 밥도 못먹고 굶어죽을거에요. 우리가 데려가서 치료해주는 건 어때요?"라고 사냥꾼을 설득했다.


"여우새끼를 데려다가 키우자고?"


예상치 못한 대답에 사냥꾼은 펄쩍 뛰었지만, 부인이 아이를 꼭 껴안고 거듭 부탁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데려왔다. 목에 난 상처를 살펴보니 금방 아물겠지만, 흉터는 평생 남을 것 처럼 보인다. 두 부부는 간단한 응급처치 후에 아이를 따뜻한 곳에 눕혀두고는 멀찍이 떨어져 잠을 청했다.


"여우가 사람으로 둔갑한다는 게 애들 놀리는 동화인줄로만 알았는데, 이런 일도 다 보네요."

"사람처럼 생겼다지만 본모습은 여우잖소. 무슨 정신으로 저걸 집에 들여 놓는다는지 모르겠소, 부인."

"아까 보니 사람 목소리도 내는 듯 한데, 아침이 되면 아이에게 말이나 걸어보려구요."

"나는 오늘 잠 다 잤겠군. 저게 언제 깨어날 지 모르니 곁에서 지켜보겠소, 편히 주무시오."


...


그렇게 밝은 달이 지고 해가 밝아올 무렵, 별지기가 포근한 이불 감촉을 느끼며 정신을 차렸다.



-- 작성중 / 작성자 : 역시나 분량조절에 실패했군요. 금방 채워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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